"갑질 없애고 CEO에 다가갔더니"… 수원지법 파산부, 회생기업 몰린다

입력 2018-04-26 17:56   수정 2018-04-27 05:28

기피 법원된 서울회생법원

"신청부터 종결까지 1년 목표"
빠른 의사결정에 서비스 전국 으뜸

파인리조트·중앙바이오텍 등
회생 성공사례도 수두룩



[ 안대규 기자 ] 서울회생법원이 기피법원이 된 것과 달리 수원지법 파산부는 환골탈태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수원지법이 지난해 회생 종결한 기업은 47곳으로 전년(17곳)의 두 배가 넘는다. 법원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부실 기업이 정상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전국 회생법원 가운데 수원지법이 가장 시장친화적이라고 기업들은 평가한다”고 말했다.

‘기업→관리위원→판사’로 이어지는 회생절차의 의사결정 구조를 뜯어고친 점이 기업들로부터 인정받게 된 주요 배경이다. 수원지법은 삼성전자, SKC, 두산 등 대기업 공장이 몰려있고 인근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시화 안산공단이 있어 회생 수요가 급증하는 법원이다. 파산부 판사는 11명, 관리위원은 4명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수원지법은 관리위원의 갑질이 심해 기업들의 불만이 많았다. 서울회생법원의 ‘판박이’였다. 하지만 지난해 전문성을 갖춘 판사가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개혁을 했다. 이 법원은 지난해 관리위원에 위임했던 대다수 의사결정 권한을 판사들이 다시 가져왔다. 관리위원도 회계 전문지식을 갖춘 젊은 인재로 교체했다.

판사실의 문턱도 대폭 낮췄다. 회생을 신청한 기업 사장이나 임원들은 누구나 분기에 한 번씩 판사를 직접 만나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했다. 관리위원들이 틀어쥐며 결재를 미뤄왔던 각종 인허가 사항들도 무조건 ‘2일 내 처리’를 원칙으로 판사가 신속하게 진행했다.

전대규 수원지법 파산부 부장판사는 “판사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할 경우 상당한 의사결정을 관리위원에게 의존하게 된다”며 “지난해 잇따른 개혁 조치로 초기 관리위원들의 반발도 많았지만 시장 반응이 좋아 법원이 무척 바빠졌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하려던 기업들이 수원지법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수원지법의 법인 회생 신청 접수 건수는 2015년 73건에서 2016년 83건, 2017년 94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경기 용인의 복합리조트인 파인리조트 역시 당초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하려다 수원지법에 회생을 신청한 사례다. 파인리조트는 지난해 1900억원에 유진그룹 산하 유진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돼 회생절차를 성공적으로 종결했다. 지난 2월엔 동물 의약품업체 중앙바이오텍 회생이 종결됐다. 3월에는 플랜트설비업체인 우양에이치씨가 1200억원에 나주IB캐피탈에 매각돼 회생절차를 마치고 정상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전 부장판사는 “법원에서 오랫동안 관리하려고 하면 회사는 망한다”며 “우리는 신청부터 종결까지 1년 내 처리를 목표로 기업에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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